허리케인이 지나간 뒤에...
작성자 : 이보라
200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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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오랫만에 다시 컴퓨터켰어요^ ^ ㅋㅋㅋ
허리케인이 여기를 지나친지도 거의 2주가 다 되어가네요
약 12일 전에 허리케인 리타가 저희 동네를 쳤답니다.
다행히도 저희동네에서 큰 나무들이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친 것 빼고는 그렇게 큰 피해는 없었답니다.
그냥 비오고 바람불고 그랬던게 한국에서의 태풍하고 비슷했거든요
단지 밤에 바람이 너무 심해서 기프랑 저랑 뜬눈으로 밤을 샜다는거 빼고는요
그런데 큰 나무들이 전깃줄을 친거랑 바람이 너무 셌다는게 문제가 되었어요
전력회사에서 저희 sabine parish 에 전기공급을 완전 중단해 버린거에요
walmart와 몇군데의 식당이랑 발전기를 가지고 있는 집들 빼고는
다 전기를 잃었답니다.
전기가 없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제서야 뼈저리게 느꼈어요
전기가 나가서 음식들이 상하는 바람에 다 내다 버리고
불이 없어서 랜턴가지고 겨우 사물을 식별하고
컴퓨터도 못하고 티비도 못보고
학교에도 전기가 나가서 일주일동안 학교도 못갔답니다..ㅠㅠ
친구들하고 놀려고 했던것도 허리케인이 너무 심해서
다 취소해버리고.....
암울한 생활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저희는 몇일간은 허리케인으로 인해서 피해입은 사람들이 지내는
교회에 매일 밤새도록 놀러가서 같이 도미노도 하고 음식도 먹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도미노의 매력에 빠져서 저랑 기프랑 정신없이 하고 놀았는데
나중에는 6시간동안 쉬지 않고 하다가 결국 질려버렸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발전기를 가지고 있는
Alyssa네 집으로 놀러가서 약 일주일을 함께 보냈답니다.
Alyssa와 함께 했던 생활은 정말 행복 그 자체였어요
정말 말보다 더 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친한 친구인데다가
웃기기도 하고 애가 활발해서 저희는 평소보다 더 좋은 시간을 가졌답니다.
음악을 틀어놓고서 두시간 동안 미치도록 춤만 추기도 했고
같이 apples to apples 같은 카드게임도 하고
집 옷장을 다 뒤져내서 이쁜 드레스를 찾아낸다음에
늦은 밤에 남자애들이 모여서 놀고 있는 곳에 걸어가서 패션쇼처럼 장난치고 오고
쪽팔려 게임을 한다고 이웃집에 놀러가서 핫소스 팔고 겨울코트입고서 길거리에서 춤추고..
특히 밤늦게 카드게임하다가 애들얘기 하던 도중에 D.J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D.J가 저희 있는 데에 파자마 바람으로 쳐들어 오는 바람에
자지러지게 웃기도 했구요
(근데 걘 아직도 왜 우리가 웃는지 모른답니다)
정말 나름대로 기발하고 재미있게 일주일을 보냈답니다~!!!
그치만 집에 있던 그런 순간들은 정말 최악의 순간이였어요
정말 전기가 있는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전기 알게 해주는 그런 나날들이였답니다.
저는 어제 저녁에서야 전기가 집에 들어왔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호스트맘 사무실에서 기다리다가 전기 들어왔다는 소식듣고서
저랑 기프랑 호스트맘이랑 서로 얼싸안고서 뛰어다녔답니다!!!
이 동네에 허리케인이 온거는 거의 30년만이라는게 믿기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해에는 저희 루이지애나에도 눈이 올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