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거의 마쳐갈 무렵, 이렇게 수기를 쓰려니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할말이 너무 많아 부담도 된다.
미국에서 느낀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에겐 너무나도 힘든 질문인 만큼 얻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한가지를 말하자면, 나의 관점, 삶의 가치관이 바뀌었다. 특히 2학기가 시작되고 새로 사귄 베스트프랜드 새라를 통해서, 항상 사람들에게 웃고, 좋은 말만 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
Are you mean ?
미국 전체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학교 그리고 내 친구들 중에는 ‘가쉽’을 하는 애를 한명도 본적이 없다. 모두들 매너를 잘 지키고 서로에게 매너 있게 행동하고 나이스하다. 만약 누군가 she is fat 이런 식의 농담 반 섞인 말을 한다 할지라도, 누군가는 이렇게 꼬집어 준다. That was rude, you are mean. 난 이런 환경 속에 있다. 사람들 전부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고 상처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말을 할 때도 I like your hair, I love your shirt. 등등 그 사람의 변화를 인식해주고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Hate Free zone (증오 없는 공간)
우리 학교 미국사 교실과 해부학 교실에서 본 푯말이다. 미국사람들은 ‘love’를 사랑한다. 난 이 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다. 그래서 내 싸이의 메인도 hate free zone으로 바꿨다. ㅎㅎ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국사람들은 동물들을 많이 사랑하고 가족처럼 지낸다는 걸 볼 수 있을거다. 동물에게도 사랑을 부여하고 정을 주는 그런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미국사 시간 KKK (극단적 인종차별 단체) 의 역사를 배우는 때면 미국사 선생님뿐만 아닌 모든 애들이 너무나 부끄럽게 여긴다. 여기까지는 내가 너무나도 놀랜 사실이고 사랑하는 법과 사랑을 나눠주는 법이라는 큰 가르침을 받은 것을 요약해봤다.
난 버지니아에 중소도시 Roanoke 라는 곳에 배정이 됬다. 나의 호스트 가족은 애들이 4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한국에서 입양이 됬고, 한 명은 이티오피아라는 아프리카에서 입양 된 애다. 그리고 우리 집 애완견 찰리도 빠질 수 없다. 호스트 엄마께서는 이렇게 봉사 정신이 뛰어나시고, 그 분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위해서 헌신하신다. 호스트 아빠께서는 호스트엄마를 너무나도 사랑하신다. 두 분만의 독특하고도 엄격한 방법으로 자녀양육을 하시는데, 난 또 이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또 한번 두 분을 통해 배웠다.
학교가 처음 시작 됬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난 욕심이 있었고, 목표가 있기에. 높은 과목을 많이 들었다. 사실 우리학교는 블락스케줄 이어서, 1학기와 2학기가 전부 다른데. 1학기 4과목 2학기 4과목씩 이렇게 나뉘게 된다. 그래서 1학기때는 좀 쉬운 과목으로 즐기면서 영어를 늘리고 2학기때는 영어 미국사 등 전부 심화 반으로 들었다. 처음 학교간 날, 알게 모르게 너무 쑥스러웠고 모르는 친구들에게 말 붙이기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난 용감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그때 1학기 때 영어도 잘 못하던 나에게 너무나도 잘해준 친구들 모두 지금까지 소중한 친구들로 남아있다. 학교 처음간 날 카운셀러 선생님께서 지나가던 애 아무나 붙잡고 나한테 각 교실이 어디 있는지 소개하라고 하셨었다. 키도 크고 잘생긴 백인 남자애였다. 난 그때 까지 영어도 잘 못하고, 또 왠지 쑥스러워 말도 못하고 고맙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개랑 옆에서 점심도 먹고 맨날 농담하고 잘 지낸다. ㅋㅋ 모든게 처음하고 바뀌었다. 영어가 점차 들리자 자신감이 생겼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농담도 곧 잘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점차 따랐다. ㅎㅎ
또 클럽활동중 바이블클럽에서 만난 베스트 프랜드 케일러 이야기를 빠질 수 없다. 정말 처음에 케일러 덕분에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고, 케일러한테 많이 이것저것 배웠다. 케일러 동생이 중국에서 입양된 갓2살된 아이다. 그래서 그런지 케일러는 중국선교에 관심도 많고, 나한테 이것저것 너무 잘해줬다. 그리고 케일러 교회에 같이 가자고 제안을 받아 지금까지 그 교회에 잘 나가고 있다. 이 지역 특징이 그런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을 도통 볼수가 없는데, 난 오히려 그 점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한결같이 전부 다 잘해준다. 천명이 넘는 교회에서도, 벌써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부 다 개인적으로 소개도 받고, 소개도 해봤고. 담임 목사님께서도 보실 때마다 ‘My korean freind’하시면서 숨막히게 꼭 안아주신다. ㅎㅎ
우리 학교도 2000 명 가량 되는데 99퍼센트가 백인이고 1퍼센트가 흑인,히스패닉,아시아인인데. 아시아인은 5명이고 순수 아시아인은 나 혼자다. 그런데, 인종차별 이라는 것은 본적도 없다. 내가 지금까지 느낀건데, 사실 나의 성격이나 모든 면에서 미국 애들과 더 공통점이 많다. 그리고 항상 모든것에 감사하게 여기고, 이것저것 봉사하고 나눠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것저것 클럽활동으로 자원봉사도 많이 하고, 인터네셔널 클럽에서 한국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더니 재밌다고 소문이 나서, 정규 수업 중 2번이나 부탁 받아 발표도 했다. 성적 부진 학생들을 위한 과외활동을 하고 싶어서 카운셀러 선생님께 여쭤봐서 친구들도 도왔고, 어쩔 때에는 대학생인 친구 언니 물리도 가르쳤다. 그냥 댓가 없이 내가 할 수 있는걸 나눠 주는 게 좋았다. 그것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또 나를 통해 도움을 받는 그 자체가 난 좋았다. 아픈 친구 엄마를 위해서 수프도 만들어준 적도 있고. 친구 집 이사 간다고 페인트칠에 집도 고치고, 청소, 설거지, 빨래도 개주고, 어제는 친구 집 가서 애들이 배고프다길래 냉동실에 있는 연어 꺼내서 요리도 해줬다.
내가 이 시점에서 미국에 와서 느낀 건 너무나도 소중한 ‘사랑’ 이었다. 사랑이 없으면 이 모든걸 할 수 있었을까. 난 받은게 너무 많다. 배운 것도 너무 많다. 그리고 나도 바뀌었다. 또 나는 바뀐 나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감사드 린다.